영국에서 귀한 손님이 오셨습니다.

경수형과 그의 영국인 아내 로라, 아들 토비(웅비)가 월강산하촌에 놀러 왔습니다.

6박 7일의 짧은 한국 일정에 틈을 내서 놀러 온 영국 식구가 참 반가웠습니다. ^^

토비가 2개월 된 아기라는 이야기를 듣고 놀랬습니다.

족히 2살은 돼보이는 아기는 정말 건강했습니다.

반짝이는 눈으로 호기심을 발산하고 있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보채거나 울거나 낯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2개월 난 아이와 함께 태평양을 날아 온 이 부부도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웅비가 잘 울지 않아 관광하기 정말 좋았습니다.

자갈 밭을 달릴때는 덜컹거림이 재미있는지 오히려 좋아하더군요.^^

동강과 앞산 봉래산의 경치를 본 로라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라며 칭찬일색이었습니다.

더군다나 날씨가 좋지 않은 영국에 비해 맑은 하늘과 따스한 햇살이 비치는 한국의 가을은 정말 좋다고 하더라구요.

웅비는 정말 어떠한 환경 속에서도 잘 자더군요.

이렇게 듭직한 아기는 처음 봅니다.

자는 도중에 손을 들고 무언가를 집은 듯한 포즈를 취하더군요.

무슨 꿈을 꾸는지 궁금했습니다.^^

경수형은 강아지를 참 좋아하더군요.

우리집 풍산개 새끼를 대리고 가려고 항공료와 이송 방법을 알아봤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결과는 너무 많은 비용과 마취제 사용으로 인한 건강악화, 강아지가 받을 스트레스를 고려해서

아쉽지만 대리고 가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좋은 환경은 아기가 더 먼저 알더군요.

월강산하촌에 와서 보채던 아기들이 잘 자는 모습을 볼 때 더욱 확실하게 느낍니다.

오전 11시까지 로라와 웅비는 숙면을 취했습니다.

이렇게 늦게까지 웅비가 잔 것은 웅비가 태어난 이래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하더군요.

매일 새벽에 일어나는 웅비 때문에 잠이 부족했다던 로라는 정말 푹 잤다며 고마워하더라구요.

아마도 흙과 나무가 주는 편안함을 웅비도 알고 있었나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집입니다.

거실에 앉아 바깥 경치를 구경하는 모자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웅비는 기억을 못하겠지만 커서 청년이 되면 만나서 주고 싶은 사진입니다.

뭔지 모르게 모정애가 느껴지는 사진 같아 좋습니다.^^

웅비이기에 가능한 거침 없는 나들이!!

웅비를 대리고 청령포로 관광을 나갔습니다.

여느 아기였다면 상상하기 힘든 코스이지요.

청령포에서 로라와 형이 유모차가 올라갈 수 없는 구간을 관광하는 동안 잠시 웅비와 제가 단 둘이 있었습니다.

아무 말 없이 웅비와 제가 마주보고 있었는데 어찌나 눈이 맑고 이뻤던지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청령포의 오래 된 소나무 숲 사이에서 2개월 된 아이와 눈으로 대화를 나눈 장면을 떠오르니

참 신비스러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부부는 거침없이 다음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웅비를 태우고 오르는 별마로천문대 길은 아이가 멀미를 할까봐 조마조마했습니다.

그러나 역시 웅비답게 멀미 없이 최고의 컨디션으로 정상에 올랐습니다.

정상에서 영월경치와 산, 하늘을 만끽한 부부는 만족해 했습니다.

갈 준비를 하고 있는 형과 웅비입니다.

웅비는 이제 영국이 아닌 호주로 갑니다.

1박 2일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아기를 좋아하는 저로써는 아쉽더군요.

웅비를 안았을 때 웅비가 나에게 선물한 토가 생각나는군요.^^

결혼을 할 것 같지 않던 한국의 한 청년과 한국에 잠시 놀러 온 영국 초등학교 교사의 러브스토리는

지금도 진행중입니다.

지금은 웅비라는 아기와 함께 호주에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한 가정의 역사를 보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에게도 추억을 만들어 주셔서감사합니다.

6박 7일의 짧은 한국방문에 짬을 내서 찾아와 준 경수형과 로라, 그리고 웅비에게 감사드립니다.^^